소프트웨어 개발계약 체결시 흔히 볼 수 있는 조항 중의 하나가 개발프로젝트 투입인력에 관한 조항들이다. 개발회사는 계약서상 첨부된 산출내역서상에 기재된 인력(투입인력의 등급도 감안하여)을 프로젝트에 투입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고 아울러 발주자가 일정한 경우에 투입인력의 교체를 요구할 경우에는 바로 교체를 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것으로 규정된 계약서가 많다. 이러한 조항의 의미는 무엇이고 이는 개발회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소프트웨어 개발계약이 일반적으로 도급계약으로 해석되는 것과는 완전히 배치되는(통상 도급계약은 일의 완성을 목표로 하는 것이므로 수급자<개발회사>가 일의 완성을 위해 어떤 종류의 인력을 어떤 방법을 통해 사용할 것인가는 수급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구조이다.) 위 조항에 대해 개발회사는 아무런 검토없이 사인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프로젝트 진행 도중 프로젝트 팀원중의 하나가 발주자와 의견 충돌이 발생하여 발주자가 계약서에 근거해 팀원의 교체를 요구하는 경우 사태는 조금 심각해 진다. 항상 프로젝트에 적절한 인력을 구하기 힘들어 하는 개발회사의 입장에서 간신히 맞추어 둔 인력수급을 갑작스럽게 조정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발주자의 요청을 들어주지 않으면 계약위반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으니 프리랜서를 고용해서라도 발주자의 교체요청에 응할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이미 그 프로젝트의 손익분기점을 맞추기는 힘든 상태가 된다.



또한, 개발 프로젝트의 개발비용을 산정하면서 투입인력의 등급과 M/M에 근거한 산출내역서를 계약문서에 포함시키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발주자(특히, 공공기관의 경우)는 개발완료 이후 개발회사가 제출한 투입인력의 이력서와 근무일지를 근거로 산출내역서상에 기재된 인력들이 제대로 투입되었는지에 대한 정산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고 정산결과 투입인력이 산출내역서상에 기재된 인력 만큼 투입되지 않은 사실이 밝혀지면 사후정산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



이럴 경우 개발회사는 그제서야 도급계약의 특성을 강조하며 사후정산은 이 계약에서 예상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계약서상 산출내역서상에 기재된 인력을 투입하기로 계약을 체결하였음에도 실제 그 인력만큼 투입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후에 밝혀진다면 도급계약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실제 투입되지 않은 인력부분에 대한 정산을 인정한 판례도 있어, 위 투입인력에 대한 사후정산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조항을 계약서에 규정할 때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소프트웨어 개발계약의 특성이 개발 시스템을 완성하여 납품하는 도급계약의 성격을 가진 것이 분명한 경우라면 먼저 투입인력에 대한 자율권을 개발회사가 확보해야 한다.




즉, 발주자의 투입인력 교체요구권은 반드시 삭제되어야 하는 조항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개발비용 산정을 위해서 투입인력을 기준으로 한 견적서나 산출내역서를 작성하여 발주자에 제출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겠지만 이러한 투입인력 문서를 계약문서로 편입하는 조항이 있는 경우에는 향후 계약금액이 삭감될 빌미가 될 수도 있는 조항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개발회사가 이러한 조항을 수용함에는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투입인력에 대한 사후정산적 성격이 있는 위 조항은 항상 공평하게 규정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한다.




산출내역서상에 기재된 인력을 정산한 결과 미투입된 인력이 존재할 경우 개발회사가 삭감을 하는 것에 동의를 해야 하는 경우라면 타 분야에 더 투입된 인력에 대해서도 추가정산을 하게끔 하는 구조로 계약서를 작성해야만 한다. 그래야 향후 개발회사는 확정금액이라고 생각한 개발금액이 갑자기 삭감되는 경우를 예방할 최소한의 방어수단을 가졌다고 할 것이다. 관행처럼 기재되어 있는 개발계약의 조항에 대해 조금씩 의심하는 습관을 가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