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SW표준하도급계약서’가 단일의 계약서로 되어 있어 SW산업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위 계약서의 사용이 저조한 현실을 반영하여 이번에 총 4개의 계약서로 세분화하였다.

즉, 정보시스템 구축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구축분야, 정보시스템 유지관리분야, 상용소프트웨어 공급 및 개발/구축분야, 상용소프트

웨어 유지관리분야로 세분화된 계약서를 새로 배포하였다.

세부내용은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많이 알려져 여기서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는 않겠지만 중소수급사업자에게 유리한 조항이 다수 담겨져 있다.

특히 정보시스템 개발/구축분야 제30조 제2항 지식재산권조항에서 저작권의 귀속약정과는 무관하여 개발을 직접 행한 수급사업자의 향후 영업활동 원활을 위해 영업적 사용권을 부여한 것이나, 제5조 과업범위에서 수급사업자가 발주자와 원사업자간의 과업지시서의 공개를 요청하는 경우 10일 이내에 이를 공개하도록 규정한 것, 제7조 계약변경에서 작업기간 증가, 작업물량의 증가로 인한 하도급대금의 조정조항은 상당히 획기적인 조항들로 평가된다. 그리고 원사업자에게 하도급계약 관련 서류는 모두 서면으로 작성할 것을 의무화하면서 위 서면을 원칙적으로 3년간 보관토록 한 점도 향후 분쟁발생시 수급사업자에게 큰 도움을 주는 규정이라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제정된 SW표준하도급계약서가 업계에서 널리 사용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근본적으로 공정위가 제정한 표준하도급계약서는 그 사용이 의무화된 것이 아니라 권장사항이라 위 표준계약서를 원사업자가 반드시 사용할 이유는 없다.

더욱이 일부 원사업자는 위 SW표준하도급계약서의 명칭은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일부 조항은 자신에게 유리하게 수정해서 운영하거나 혹은 소프트웨어 용역계약 특수조건(통상 계약의 우선순위조항에 위 특수조건의 규정을 표준하도급계약서보다는 우선한다는 조항을 두는 것이 일반적이다.)을 더욱 세분화하여 규정함으로써 위 표준하도급계약서의 조항을 무력화할 가능성도 높으므로 수급사업자는 계약체결시 단지 위 표준하도급계약서의 명칭보다는 계약내용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이번 표준하도급계약서 제4조 제2항 본 계약과 상충되거나 하도급법 및 공정거래법과 관련 법령에 위배되는 내용은 수급사업자에게 불리한 범위 내에서 원칙적으로 무효이다라는 조항이 신설되었지만 이 조항만 믿고서 원사업자가 제시한 특수조건에 쉽게 동의를 하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SW개발계약체결시 수급사업자가 원사업자를 상대로 유리한 계약조건을 성취하는 방법은 자신의 권리가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보장되어 있고 이를 어느 수준으로 요구할 수 있는가를 잘 알고 협상에 임하는 것이다. 이번에 제정된 SW표준하도급계약서의 내용을 정독한 후 원사업자에게 왜 이 규정을 따르지 않는지를 한번 질의해 보자. 이러한 한번의 질의만으로도 수급사업자는 과거보다는 더 나은 계약조건으로 협상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자신의 권리를 명확히 알고 협상에 임하는 수급사업자와 이러한 권리에 무지한 수급사업자를 대하는 원사업자의 태도에는 분명 그 차이가 존재할 것이다.